파리 택시기사 압델, 한국에 반하다
파리의 아침, 샹젤리제압델 라흐만, 예순다섯. 모로코에서 건너와 파리에서 35년째 택시 핸들을 잡고 있는 남자입니다. 오늘 아침, 그의 택시 내비게이션에 뜬 목적지는 샹젤리제 중심가. '오징어 게임 시즌2 이벤트장'이라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명품 매장 전광판들. 루이비통 광고엔 한국 배우가, 샤넬 쇼윈도엔 한국 아이돌이 서 있습니다. "요즘 파리는 참 달라졌어." 압델은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1980년대, 그가 처음 이 거리를 달릴 때만 해도 일본 문화가 파리를 휩쓸었습니다. 만화, 애니메이션, 전자제품. 그때는 '재팬'이 멋의 기준이었죠. 하지만 지금, 2025년 파리의 중심엔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KOREA'. 압델은 백미러 너머로 젊은 손님들이 타기를 기다리며,..
2025.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