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김밥, 지구를 돌다 — 도쿄의 셰프, 한국에 무릎 꿇다
도쿄의 오래된 스시 가게도쿄 시부야 뒷골목, 스무 평 남짓한 스시 가게 '요시다야'. 다케시 요시다, 마흔여덟. 그는 스물여덟부터 이 가게에서 스시를 쥐어왔습니다. 정확한 칼질, 적당한 식초 배합, 밥알 하나하나에 담긴 장인정신. 그의 손에서 탄생한 초밥은 도쿄 미식가들 사이에서 '예술'로 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기요, 김밥 있나요?" 스무 살 남짓한 여대생이 카운터에 앉으며 물었습니다. 김밥? 다케시는 당황스러웠습니다. 여기는 스시집인데, 왜 한국 음식을 찾는 걸까.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스시만 취급합니다." "아, 그럼 마키즈시 있어요? 루미처럼 한 입에 먹고 싶어서요." 루미? 다케시는 손님이 떠난 뒤 핸드폰을 꺼냈습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
2025. 10. 13.
파리 택시기사 압델, 한국에 반하다
파리의 아침, 샹젤리제압델 라흐만, 예순다섯. 모로코에서 건너와 파리에서 35년째 택시 핸들을 잡고 있는 남자입니다. 오늘 아침, 그의 택시 내비게이션에 뜬 목적지는 샹젤리제 중심가. '오징어 게임 시즌2 이벤트장'이라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명품 매장 전광판들. 루이비통 광고엔 한국 배우가, 샤넬 쇼윈도엔 한국 아이돌이 서 있습니다. "요즘 파리는 참 달라졌어." 압델은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1980년대, 그가 처음 이 거리를 달릴 때만 해도 일본 문화가 파리를 휩쓸었습니다. 만화, 애니메이션, 전자제품. 그때는 '재팬'이 멋의 기준이었죠. 하지만 지금, 2025년 파리의 중심엔 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KOREA'. 압델은 백미러 너머로 젊은 손님들이 타기를 기다리며,..
2025. 10. 13.
만약 1950년, 한반도에 핵이 떨어졌다면?
만약 1950년, 한반도에 핵이 떨어졌다면?"다행이다, 우리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기적이다."안녕하세요, 여러분.오늘은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하지만 일어날 뻔했던 한반도의 또 다른 역사 이야기입니다.저는 마르틴 베르거라는 가상의 인물로, 1950년대 한국전쟁을 취재했던 스웨덴 출신 전쟁 특파원입니다. 중립국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전쟁, 그리고 만약 그때 '핵'이 사용됐다면 어땠을지... 함께 상상해보시겠습니까 1950년 11월, 압록강의 겨울추운 겨울이었습니다.저는 유엔군과 함께 북쪽으로, 북쪽으로 계속 올라갔습니다. 평양을 지나고, 마침내 압록강이 보이는 곳까지 도착했죠. 그곳에서 저는 한 가지 무시무시한 제안을 듣게 됩니다.맥아더 장군이 중국군의 개입을..
2025. 10. 12.